
1번이 스파티필름이라면 2번은 무조건 테이블야자다. 이 녀석은 스파티필름 츄우기를 사온 바로 다음 날 데려왔다. 영원히 2번일 녀석... 하지만 미모면에서는 츄우기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이 쭉쭉 힘있게 뻗은 잎을 좀 보라지!
이 녀석이 처음부터 이렇게 예뻤던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테이블야자를 사온 뒤 2년이 흐르도록 아무런 변화가 없어서 나는 '그대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대로... 뭐 거의 저주가 아닌가? 싶지만 그때도 나름대로 귀여워하고 있었다.
그대로가 갑자기 미친듯이 잎을 내기 시작한 것은 작년의 일이다. 아니, 그 전에도 슬슬 성장할 기미가 보이기는 했는데, 작년 여름 이 녀석의 기세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 이전의 왜소했던 모습을 찍어놓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다...

아마 이 집에 오면서 빛도 적당히 받고, 바람을 엄청 쐬어준 게 그대로의 야성을 깨운 게 아닐까? 지난 몇 년 간 분갈이를 딱 한 번 했는데, 작년에만 분을 두 번이나 갈았다. (지금 화분에는 불만이 많다. 다이소 플분인데, 너무 못생겼다. 하지만 당장 분갈이가 급해서 어쩔 수 없었다...)
봄이 오면 또 한 차례 큰 화분으로 옮겨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예쁜 토분 하나가 마침 비어서 어서 저 짜증나는 다이소 플분을 버리고 토분으로 갈아입혀주는 상상을 하고 있다. 우리 그대로는 토분에 들어갈 자격이 있지, 아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