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야자 그대로와 벨벳 싱고니움 사이에는 초록 다리를 건넌 녀석들이 몇몇 있다. (유칼립투스야... 관음죽아...)
그러나 식물 명부의 세계는 잔혹한 법... 언제나 쓰는 시점 기준으로 살아있는 녀석들의 기록만 남길 것이다.
그래서 세 번째는 벨벳 싱고니움, 이하 벨싱이다.

지금 벨싱이는 시무룩한 상태에서 벗어나고 있다. 봄 버프는 벨싱이에게도 유효했다!
벨벳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새로 나는 잎은 보들보들하고 촉촉한 촉감으로 만지는 재미가 있다.
키워본 경험상 물도 좋아하고 바람도 좋아하고 해도 좋아하고(직광x)... 주는 대로 다 적응해주는 순둥이다.
지난 가을 풍성하게 잘 자라주었던 벨싱이의 머리를 싹둑싹둑 잘라 삽수로 만들면서, 벨싱이는 겨우내 못난이 상태로 지냈다.

삽수 하나는 친구에게, 삽수 하나는 직장 동료에게, 삽수 하나는 엄마에게 갔다.
벨싱이의 가장 못난 모습을 봤으니, 이제부터는 예뻤던 작년의 성장기를 추억팔이해본다.
2021년 5월쯤 당근을 통해 데려온 벨싱이의 모습은 아래와 같다.


같이 사는 식물들이 흰가루이다 뿌리파리나 홍역을 치를 때도 벨싱이는 병치레 벌레치레 한 번 앓지 않고 순둥하게 자랐다. 그 미모가 절정을 찍은 것은 아직 해가 따스하던 2021년 10월 무렵.



다시 봐도 미친 미모가 아닐 수 없다... 짙고 어두운 녹색의 잎 위로 차르르 깔린 흰 펄감은 실물로 보면 정말 고급스럽고 멋지다! 잎에 분무를 팡팡 해줘도 튼튼하다!
이후로 쭉쭉 위로 키를 키우길래 어느날 밤 충동적으로 대구리를 쳐주었다.
(나의 대부분의 충동적인 만행은 밤에 이루어진다)

그후 후회를 조금 하긴 했지만 입양 간 삽수 녀석들이 모두 튼튼하게 잘 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뿌듯했다.
후후후... 역시 본체가 예쁘고 튼튼하니까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올해 다시 쭉쭉 키워서 미모를 경신해보겠다. 힘내라 벨싱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