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6: 잠으로 돌아가기
2020-01-16(목) 잠으로 돌아가기 달걀과 닭의 싸움처럼 들리지만, 어쨌든 윤목은 잠이 먼저였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태초에 말이다. 다들 몸을 웅크리고 가만히 잠에 빠져 있었을 거라고. 그러다가, 누군가 불가피한 이유로 불현듯 눈을 뜨고 움직이게 되었을 거라고. 그래서 분열이 일어나고, 손발이 따라붙고, 털이 빠지고, 그렇게 해서 인간이 생겨났을 거라고. 지현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그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지현이 그리는 태초의 모습은 윤목과는 많이 다르니까. 성스러운 빛을 등에 진 창조주가 입김을 불어넣자 최초의 날숨을 몰아쉬고 속눈썹을 팔락이며 말랑한 발로 대지를 밟는, 발가벗은 인간이 거기 ‘있었노라’. 지현은 늘 자신이 그렇게 독실한 사람은 아니라고 변명했지만 윤목은 ..